뻔한 스토리를 재밌게 풀었다
라푼젤이라는 동화는 안 들어보신 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림 형제가 쓴 동화 중 하나입니다.
내용은 대충 아실 것입니다.
마녀가 자신의 젊음을 위해 라푼젤을 납치해서 자신의 성에 가둡니다.
라푼젤은 그 안에서 갇힌 채 성인이 될 때까지 살다가, 어느 왕자에 의해 구해집니다.
고귀한 신분의 여성이 남자에 의해 도움을 받아, 해피엔딩이 되는 것이 일반적인 옛날 동화의 결말입니다.
그러나 제가 본 디즈니 영화 라푼젤은 좀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비슷한 스토리로 이어집니다.
라푼젤은 어느 나라의 공주로 태어납니다.
아름다운 금발을 가지고 있는데, 그 금발을 만지면 만진 사람의 젊음이 회복됩니다.
마녀는 자신이 늙어가는 것을 못 견디고,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훔치기로 합니다.
그래서 몰래 라푼젤이 잠든 사이에 머리카락을 자릅니다.
그러나, 라푼젤의 머리에서 잘린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갈색의 평범한 머리색으로 변합니다.
마녀는 할 수 없이 라푼젤을 납치해버립니다.
그리고 숲 속의 자신만의 성에 가두고 자신의 딸인 것처럼 키웁니다.
라푼젤은 마녀가 자신의 어머니라고 생각하며 자랍니다.
그러나 마녀는 라푼젤에게 절대 바깥으로 못 나가게 합니다.
세상은 위험한 것으로 가득차 있고, 나가는 순간 라푼젤을 죽일거라고 말합니다.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입니다.
라푼젤은 태어나서 본 것은 마녀뿐이기에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플린 라이더라는 사람이 자신을 쫓는 추격자들을 피해 라푼젤의 집으로 들어갑니다.
라푼젤은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의 모습에 너무 놀랍니다.
라푼젤은 플린 라이더가 자신을 죽이려 할까봐 가두고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녀에게 자신이 이렇게 용감하게 남자를 잡아뒀다고 말하려고 하지만,
화만 내는 마녀의 모습에 라푼젤은 말하기를 포기합니다.
그리고 마녀가 사라졌을 때, 라푼젤은 남자와 함께 밖에 나가보기로 결심합니다.
자신의 긴 황금 머리카락을 이용해 플린 라이더를 아래로 내려보내 줍니다.
그리고 자신도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스스로 탈출합니다.
그리고 플린 라이더와 함께 자신의 부모님을 찾으러 떠납니다.
플린 라이더의 성격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왕자라거나, 의젓한 느낌이라거나, 기대할 수 있는 느낌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기꾼이고, 남을 속이는데 익숙하고, 이기적인 성격으로 나옵니다.
이런 부분도 은근 뻔한 듯 뻔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움보다는 나다움을 찾는 이야기
원작의 라푼젤은 남자에게 도움을 받아서 성을 탈출하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성에서 십 여년을 살았음에도 밖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플린 라이더보다 능동적입니다.
또한, 마지막 부분에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며, 어찌보면 공주로서의 상징 같았던 금발 머리카락을 전부 잃게 됩니다.
이 부분도 사실은 플린 라이더를 구하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 것입니다.
아름다웠던 라푼젤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라푼젤로서 일생을 살게 됩니다.
마녀는 아름다움과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 라푼젤을 속였지만,
라푼젤은 자신 스스로 그 아름다움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런 면이 멋져보였습니다.
신데렐라라던가, 백설공주같은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여줍니다.
아마 이쯤부터 디즈니가 좀 더 자유로운 캐릭터의 여성을 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뒤이어 나왔던 겨울왕국도 러브라인에 집중하기보다는 두 자매의 우정과, 정체성을 찾는 부분에 집중했듯이 말입니다.
볼 맛 쏠쏠한 귀여운 동물들
이 영화에서 재밌는 부분은 특히 동물들이 출연하는 부분입니다.
라푼젤과 늘 함께하는 애완 도마뱀과, 어쩌다가 플린 라이더와 짝꿍이 되는 말이 나옵니다.
둘의 조합이 웃기기도 하고, 보다보면 너무 사람같기도 해서 유쾌합니다.
특히 말은 플린 라이더를 추격하는 존재이지만, 뒤로 갈수록 플린 라이더와 엎지락 뒤치락하면서 정을 쌓고,
나중에는 함께하게 됩니다.
이런 동물들이 나와서 라푼젤이 좀 더 풍성한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기까지 라푼젤이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를 리뷰해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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